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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05 상처

상처

Posted 2008. 4. 5. 00:34
'앗 따거'

 손가락을 보니 검지 손가락 첫마디에 빨갛게 피가 묻어 있다. 또 정신없이 움직이다가 어디에 긁힌 모양이다. 언제 다쳤는지는 몰라도 벌써 피는 굳어서 말랑말랑한 딱쟁이가 되고 있었다. 지난 주에도 내가 모르는 사이에 손등을 다쳤으니 벌써 이런 일만 두번째다. 요즘 이상하게 다치는 순간에는 아픈 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따끔거리는 통증을 느끼고 그제서야 비로소 다친 걸 깨닫는다. 아니면 남들이 왜 다쳤냐고 물어보는 바람에 그제서야 깨닫곤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상처는 금방 눈에 띄기 때문에 설사 그 순간에는 다친 걸 모른다 할지라도 금새 상처를 확인하고 치료할 수 있다. 또 금방 다른 사람 눈에 띄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설사 가벼운 빈말이언정 위로의 한 마디라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는 그렇지 않다. 다치고 나서도 자신이 다친지조차 모르고 지내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아려오는 느낌으로 다친 걸 깨닫게 된다. 또 내가 먼저 말하기 전에는 아무도 나의 상처에 관심 가져주지 않기 때문에 혼자서 꿋꿋이 응어리진 상처를 치유해야한다.

 다들 이런 생채기 하나쯤은 가슴에 묻고 살 것이다. 너무 아파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치료받고 싶지만 그 상처가 너무 흉해서 선뜻 남에게 보여줄 마음이 내키지 않는 그런 상처를 말이다. 조금은 생뚱맞지만 이런 이유로 드라마 "쩐의 전쟁"에 나오는 하우젠이 이렇게 말했는 지도 모르겠다.

"누나 가슴에 삼천원쯤은 있는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