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for 'movie & art : enjoy thing'

13 POSTS

  1. 2008.11.02 웃음의 대학 4
  2. 2008.10.31 홍등 2
  3. 2008.10.12 이순재 - 나는 왜 아직도 연기하는가?
  4. 2008.10.10 너는 내운명 6
  5. 2008.09.17 잘자요 엄마. 10
  6. 2008.09.05 See what I wanna See 2
  7. 2008.09.05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
  8. 2008.08.31 Dark knight
  9. 2007.11.11 멜로드라마 6
  10. 2007.10.05 괜찮아 울지마
  11. 2007.08.15 타인의 삶 + 아빠가 필요해.. 9
  12. 2007.06.10 문화 생활 Culture activity????kkk 12
  13. 2007.04.08 앤디 워홀 팩토리전 2

웃음의 대학

Posted 2008. 11. 2. 23:19







 황정민이란 배우를 처음 눈여겨 보게 된 건 '달콤한 인생'부터였다. 달콤한 인생에서 악당 연기를 하던 황정민의 비열한 웃음은 달콤한 인생을 다시 볼 때마다 짜릿짜릿할 정도로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그 뒤로 황정민은 영화 '너는 내운명'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고, 현재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배우 중 하나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그걸 믿고 지난 번 뮤지컬 '나인'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솔직히 결과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황정민은 '배우'일 뿐 '뮤지컬 배우'는 아니였다. 뮤지컬 특유의 흥을 돋구는 춤과 노래를 그는 충분하게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그 것 말고도 하나 더 마음에 안 드는게 있었는데 그의 연기내용이 영화 '너는 내운명'에서 나왔던 그 특유의 모자란(연기가 모자라다는 것이 아니라 바보같은 연기)연기 딱 그대로였다는 것이다. 물론 연기력이 부족했다는 것이 아니라 연기가 진부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번 공연 '웃음의 대학'은 그의 연극 무대이기 때문에 기대가 많이 됐다. 사실 그는 영화에 데뷔하기 전, 연극무대에서 실력을 쌓아온 배우였기에 더 그랬다. 그런데 막상 무대를 보게 되니 황정민보다는 같이 연기를 한 송영창의 연기가 더 빛을 발했다. 사실 황정민의 역할 자체는 무난한 역할이다. 하지만 송영창의 역할은 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사실상 이 연극이 재미있고 말고의 여부는 송영창의 연기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관객의 웃음보는 그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송영창은 그 연기를 거의 완벽하게 소화했고, 정말 재미있는 연극을 만들어냈다.(송영창을 모르는 사람이 많을텐데, 사실 나도 그랬지만, 예전에는 TV에 많이 나오다가 원조교제로 인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한동안 거의 연기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보는 내내 계속 웃었다. 처음에는 이질감이 들어서 사람들이 다 웃는데도 잘 안 웃었는데 점점 시간이 갈수록 도저히 안 웃을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천황 폐하 만세' 부분, 정말 작가의 센스가 200% 발휘되는 부분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에 '천황 폐하 만세'를 집어넣어야하는데, 그 걸 어디에 집어넣었냐하면... 연극을 직접 보시라.ㅋㅋㅋ 오랜만에 정말 실컷 웃을 수 있는 연극을 보았다. 정말 연극에서 나오는 말마냥 웃음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한 번 크게 웃고나면 좀 더 밝은 내일을 살 수 있으니까 말이다.


홍등

Posted 2008. 10. 31. 18:41


 요즘 DC에서 대륙 시리즈가 유행이다. 심지어 대륙의 기상을 논해야한다고 대륙 갤러리를 신청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주로 가는 곳은 스갤(스타크래프트 갤러리)인데 한참 스갤에 대륙의 시리즈라고 하면서 '대륙의 xxx.jpg'의 제목을 가진 사진을 올리는 거다. 물론 이건 중국을 비꼬는 얘기다. 중국 하는 꼬라지가 다 X같으니까 중국을 비판하면서 나온 일종의 중국의 희화화랄까. 여튼 중국은 뉴스에서도 까이고, 인터넷에서도 까이고, 까일만한 곳에서는 다 까인다. 예전에는 단순히 중국을 천하게 여기고 괄시했지만 이제는 대놓고 비판하고 있는 거다.

 근데 아무리 중국을 못 사는 나라다 천박한 나라다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도 가끔 중국의 문화를 보면 생각이 완전히 바뀐다. 그들의 문화는 확실히 전세계적으로 따져봤을 때도 그 역사와 전통이 다른 나라에 뒤쳐지지 않는다. 또 중국 자체가 원래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무엇을 하던지 간에 보는 사람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이 번 올림픽 개막식이 그랬다. 물론 후에 여러가지 비판여론도 올라오긴 했지만 올림픽 개막식은 중국이 잠재력을 보여준 하나의 계기가 된 것 같다. 이 개막식을 총 지휘한 사람은 다들 알겠지만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장예모다. 나도 예전부터 장예모의 붉은 수수밭같은 작품이 유명한 것은 알았지만 한 번도 그의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 특히 그는 마치 팀버튼과 조니뎁처럼 공리와 많은 작품을 함께 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홍등이다.

 '발레 홍등'은 이 '영화 홍등'을 발레버전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아무래도 대사가 모두 사라지고 모든 걸 몸으로만 표현해야하기 때문에 제약이 심했을텐데 그런 제약을 뛰어넘어 훌륭하게 표현을 해냈다. 정말 보는데 빠져든다. 사실 발레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연이라 뭐 아는게 전혀 없어서 조금 걱정도 했는데 그런 걱정은 완전 기우였다. 그냥 배우들의 연기와 무대의 색감 무대의 배치 음악 등을 듣느라 정신이 없었다.

 원래 장예모는 빨간색을 참 잘 쓴다고 들었다. 보통 빨간색은 잘못 쓰면 참 촌스러운 색깔인데 장예모의 빨간색은 그렇지 않다. 하긴 그의 색은 붉은색이 좀 더 맞는 표현이겠다. 전체적으로 붉게 색채되어있는 무대는 중국을 그대로 느끼게 해줬고 무대의 스케일 역시 중국의 거대함을 상징하는 듯했다. 결론은 무대에 매료되어버렸다는 거. 음악도 중국 전통음악인지 타악기가 많이 들어간 오케스트라였는데 중국 영화에 종종 등장해서 익숙하지만서도 이상하게 신비한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무대에는 아시아의 향수가 느껴졌고, 아무래도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나라 문화 속에 살고 있는 나는 좀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음.. 사실 보기 전에 발레에 대해 막연히 어려울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던 건 사실인데 그건 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대신에 하나 걱정이 생겼다면 앞으로 다른 발레 공연을 보게 되면 홍등이 계속 생각날 거고 분명 홍등과 계속 비교하면서 보게 될 거 라는거. 그리고 왠만해서는 홍등보다 잘 만들었다고 느끼기 힘들 거 같다.. 괜히 눈만 높아져서 온 건 아닌지...


지난 9월 30일 기초교육원에서 관악초청강연이 있었다. 강연회의 주인공은 바로 "이순재"아저씨. 사실 예전에 보러간 "라이프 인 더 씨어터"에서 본 적이 있어서 딱히 얼굴구경하려고 간 것은 아니었다. 그냥 강연회 제목에 끌렸달까, "라이프 인 더 씨어터"에서도 연기에 관한 자기의 주관적인 생각이 있는 듯한 얘기를 하셔서 좀 더 얘기를 들어보고싶었다.

처음에는 약력 소개다 뭐다 하면서 거의 이순재의 배경설명만 해대길래 괜히 왔나 싶었다. 근데 30분정도 지나면서 연기에 관한 자신의 철학을 잔뜩 토로해내셨다. 특히 현재 한류문화는 일시적일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재미 본 사람은 배용준 하나라면서 사실상 우리가 진정한 한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좀 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지금 우리나라 드라마는 대부분 오로지 "시청률"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상업적인 작품만 나올 뿐 제대로 된 드라마가 나오기 힘들다, 사전제작과 같은 방식을 취해서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드는 것만이 지속적인 한류를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이다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흠. 사실 나도 한류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 우리나라에 과연 다른 나라를 매료시킬만큼 문화컨텐츠가 강한가에 대해서 항상 의문이었다. 음악이든지 영화든지 드라마든지 정말 작품성 있고 잘 만들어진 것은 사람들이 괄시하면서 오로지 가볍게 즐길 수 있고 보기 좋은 것에만 열광하는 그런 나라에서 한류를 만들어간다는 건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이 외에도 현재 연기자들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몇가지 집어서 말씀하셨는데 연기자들이 한 번 미니시리즈같은 곳에서 뜨면 감정표현도 제대로 못 하는데 1회에 몇천만원씩 받아가는 것과 발음체계가 무너져버려서 장음과 단음이 구별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정확한 의사전달이 안 되는 문제같은 것에 대해서도 꽤 오랬동안 말씀하셨다. 사실 우리도 중고등학교 때 "눈:" 과 "눈-" 에 대해서 배웠지만 현재 그걸 적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게 사실이다. 그냥 다 단음으로 눈이라고 하지 누가 장음으로 누운~하고 발음하냔 말이다. 그런데 사실 평소에는 상관없을지 몰라도 정확한 뜻을 전해야하는 연기자로써 이런 장단음 구별은 필요하다는게 수긍이 갔다. 사실 처음에 연기자들 발음이 엉망이라길래 그냥 단순히 정확한 발음을 하지 못하는 연기자들이 많다는 얘기인줄 알았는데 장단음 얘기를 하시길래 좀 놀라면서 얘기를 들었다.

원래 강연 시간은 3시간 남짓이었는데 2시간 정도만 듣고 나왔다. 다음날 숙제가 있어서ㅠ. 연기도 오래하면 자기 철학이 확고히 쌓이는 것 같다. 특히 이순재아저씨같은 경우는 철학과를 나오셔서 더 그런걸지도... 그날 좋은 얘기, 깊은 생각 들을 수 있어서 좋은 하루였다.


너는 내운명

Posted 2008. 10. 10. 00:33


 음. 사실 이 건 드라마 중에 일명 "말 같지도 않은 드라마"라고 불리지만 "시청률은 대략 상위권"인 아이러니한 드라마 중 하나인데. 드라마 다 그렇듯이. 한 번 보기 시작하니까 그냥 가끔 시간날 때 보고 있다. 보고 있으면 주인공에 역할을 하는 연기자들이 대부분 신인인데. 그래서 그런건지... 가 아니지.. 이건 뭐 연기를 할 줄 아는 애들을 데려와야지. 연기력은 거의 요즘 발연기로 유명하신 발연희와 자웅을 겨룰 정도다. 하긴 그래도 요즘 많이 좋아져서(아니면 내가 무뎌져서 이제 연기력 같은 건 거의 보이지도 않는 건지) 그나마 괜찮은데. 처음에는 ... 이게 지금 책을 읽는 건지 대사를 하는 건지 구별이 안 돼서 보는 내가 막 부끄러워지고 그랬다.

 주인공 케릭터는 바로 "윤아", "박재정" , "공현주" 인데.. 윤아는 다 알테고 박재정은 신인 연기자이고 공현주는 한예슬 한지혜 등과 슈퍼모델 동기 출신인데, 아무래도 한예슬처럼 애교가 쩌는 것도 아니고 한지예처럼 귀여우면서도 편하게 생긴 타입도 아니라 늦게 뜨고 있는 것 같다. 암튼 결국은 이 세 명의 연기가 좀 심각하다는 거. 사실 여기에 "이지훈"도 나오고 있어서 이지훈 연기는?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이지훈의 연기는 정말 발군이다. 예전에는 어땠는지 몰라도 여기서만큼은 정말 케릭터를 잘 살려서 사실상 드라마의 견인차가 되는 조연급의 베테랑 연기자들과 같이 드라마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난 사실 드라마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본게 많지 않아서 딱히 비교하기 힘들지만 너는 내운명이 내가 비교적 최근에 본 "달콤한 나의 도시"나 "워킹맘"처럼 개성있게 잘 만들어진 드라마가 아니라는 건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결국은 신데렐라 스토리를 그리고 있는 이 드라마에서 주의깊게 볼만한 설정이 하나 있다. 그건 주인공 새벽이(윤아)가 현재 살고 있는 집에 입양이 됐다는 점이다. 입양이라는 소재가 뭐 그리 특이한 거냐 싶겠지만, 사실 새벽이는 어렸을 적에 입양된게 아니라 다 커서(약 21살정도?) 입양 된 것이다.(사실 극중에 입양이 된다.) 새벽이가 입양된 고리가 된 사람은 원래 그 집에 살고 있던 "나영"이다. 나영이는 원래 그 집 딸이었는데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고아로 힘들게 살다가 각막을 잃을 위기에 처해있던 새벽이가 나영이의 각막을 이식받게 되면서 그 집과의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나영이의 엄마(정애리)는 새벽이를 안쓰러워 하면서 점점 새벽이에게 마음을 주게 되고 나머지 가족들도 새벽이를 아끼게 되면서 모두 새벽이의 입양에 찬성하게 된다. 요즘은 새벽이가 예전 나영이의 사고에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 번의 풍파가 지나갔는데 처음에 너무나 충격을 받았던 나영이의 엄마, 즉 새벽이의 엄마는 새벽이를 제대로 쳐다도 못 보지만 그 로 인해 새벽이가 집을 나가게 되고 자신이 받아들였던 딸이 자신으로 인해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울면서 다시 새벽이를 집으로 데려온다. 그렇게 데려온 새벽이를 바라보며 "넌 내 가슴으로 낳은 딸인데..."라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 부분이 참 맘에 와 닿았다. 스토리는 거의 막장 수준에 신인 연기자의 학예회 표 연기를 보면서 '내가 왜 이 걸 보는 걸까'라고 항상 자조하곤 했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그래도 이런 부분은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으로 낳지 않았지만 마음으로 자식을 낳았다고 말하는(사실 작가의 표현이겠지만) 정애리의 그 표현(그 때 대사를 말하는 정애리의 어조도 참 좋았다.) 참 좋지 않은가? 너무 신데렐라 스토리에 집착하지 말고, 뒤늦게 입양한 딸과 그 가족들이 새로운 식구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지켜보면서 드라마를 보면 이 드라마도 꽤 괜찮은 구석이 있는 거 같다.






잘자요 엄마.

Posted 2008. 9. 1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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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연극을 볼 때면 작가의 상상력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블랙버드"를 볼 때도 그랬다. 연극무대라는 제한된 공간 그 것도 방안이라는 공간 속에서 1시간 반가량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건 보통 사람이라면 불가능할 것이다.

딸이 자살을 결심한 밤, 딸의 자살에 자신이 어떠한 개입도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아 버린 엄마. 그리고 엄마와 딸의 생애 마지막 밤. 그 시간동안 딸과 마지막 대화를 나눈 엄마의 심정을 어떠했을까. 글쎄 어느정도 상상은 가능하겠지만 나문희는 그러한 어머니의 심정을 잘 묘사해냈다. 같이 연기한 딸 역의 황정민 역시 자살을 앞두고 자신이 그러한 선택을 하게 된 이유와 자신이 멈출 수 없는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짧았지만 강렬한 연극이랄까. 팽팽한 긴장감 속에 마지막 장면은 그러한 긴장감을 한번에 극으로 끌어올리며 해소시켜버렸다. 끝에 티비를 보던 나문희의 표정과 처음 등장해서 티비를 보던 나문희의 표정은 극적으로 대비가 됐고, 그렇게 연극은 끝났다. 무언가를 느낄 새도 없이 그냥 결과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연극이었지만 좋은 연극이었다. 음. 정말 이 정도 연극이라면 매일매일 연극만 봐도 좋을거야.


See what I wanna See

Posted 2008. 9. 5.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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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뮤지컬.
제목에서 풍기는 포스가 남달라 굉장히 기대를 하고 봤는데 뮤지컬이 너무 난해해서 오히려 조금 아쉬웠다. 이 뮤지컬은 단편 3개로 구성되어있는데 사실상 2개로 구성되어있다고 봐도 된다. 주제가 무엇인지는 극명한데 그걸 어렵게 풀려고 해서 그런지 중간에는 막 졸리기 까지 했다. 물론 배우들 연기나 노래는 수준급 특히 무대가 정말 특이한데 무대는 관객석에 둘러쌓여 있어서 가끔은 배우의 뒤통수만 보면서 배우의 표정을 읽어내야한다. 색다른 경험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어떨 때는 답답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배우 앞으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지만 무대의 분위기나 연출력, 의상 같은 것은 정말 독특했다. 일본을 배경으로 해서 흐르는 음악, 각각의 장면의 분위기 연출을 위해 동원된 무대 위의 큰 스크린 뮤지컬이 시작되기 전에 점점 위로 올라가는 하얀 천과 무대를 가로지르는 빨간 천. 아마 어느 뮤지컬에서도 그다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공연 가장 마지막 날 가장 마지막 시간에 보아서 그런지 대부분의 관객들이 재관람하러 온 것 같았고 관람객의 95%가 여자여서 조금은 낯부끄럽기도... 처음에는 몰랐는데 끝날때 쯤 유심히 보니 남자는 나 포함해서 한 열 댓명도 안 되는 거 같았다. 나머지 분들은 전부 여성분. 뭐 그래도 남자만 있는 데서 보는 것보다야 훨씬 나았음 ㅋㅋ

흠 어려운 거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비추고, 특이한 거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약간 추천. 싸다면 한 번 보는 게 괜찮을 거라고 말하고 싶은데 가격이 약한 편은 아니여서(작은 무대에서 하는 거 치고) 막 추천 이러기도 난감하고... 에이 그냥 뮤지컬 좋아하는 사람은 보면 될 듯.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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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벌써 두어달 된 거 같은데 아직도 그 때 본 느낌이 생생하다. 원래 이 영화 평이 좋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코언 형제의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도 본 적이 있어서 한 번 봐야지 하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다가 뒤늦게 봤는데 정말 영화를 보는 두 시간동안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영화만 봤다.

영화를 보고 나면 도대체 왜 제목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특히 토미 리 존스가 하는 얘기는 뜬구름 잡는 소리라서 영화 자체가 너무 어렵다 하는 소리가 나오는데 설사 영화의 주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한다고 해도 그냥 스토리 따라가는 것만해도 숨막히게 재미있다. 특히 안톤 쉬거의 연기는 정말 악당이란 어떠한 존재인지 극명히 보여주는데 그가 나타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 게 한 두번이 아니다. 특히 그가 사람을 죽이는 타이밍과 방법은 완전히 예측불허이기 때문에 어쩜 그렇게 태연한 얼굴로 살인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안톤 쉬거가 예전에 "씨 인사이드"라는 영화에 나온 적이 있는데, 영화를 보면서 두 인물이 동일인물이라는 건 상상조차 못 했다. 마치 지킬 앤 하이드 처럼 "씨인사이드"에서는 순박해 보이던 그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에서는 사람을 죽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타날 거라는게 상상이 될리가 있나. 여튼 그의 연기는 정말 속된 말로 "쩐다 쩔어". 나중에 그가 인터뷰하는 장면을 찾아보면서 평소에는 차분하고 착해보이는 그의 모습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특히 텍사스 복판에 있는 상점에서 주인을 상대로 생명을 담보해 동전 내기를 강제로 하게 만드는 5분여간의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정말 죽음의 공포란 무엇인가, 단순히 적의 권총이 주인공의 머리를 겨누고 있는 장면이나 곧 터질 폭탄 앞에서 올바른 선을 잘라야하는 장면은 무서운 게 아니다. 우리는 사실 그 장면의 결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눈 앞에 있는 사람이 곧 죽을 것인가 살 것인가를 전혀 판단할 수 없는 장면에서 그 열쇠를 악당이 쥐고 있는 장면이야말로 정말 두려움 그 자체였다.

영화는 화려해야하고 요란하며 스펙터클해야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는 사람한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흔하디 흔한 영화를 보는게 이제 질려버렸다면 그리고 뭔가 새로운 영화를 찾는다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최선의 선택이 될 거다.

Dark knight

Posted 2008. 8. 3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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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낙 엄청난 호평이 도는 영화길래. 상당히 기대하고 본 영화.

 결과는 솔직히 조금 실망.

 사실 내 머리 속에는 아직도 두달 전 에 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악역을 맡은 "안톤 시거"의 연기가 머리 속에 강렬하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모두에게 극찬을 받던 조커의 연기는 "그냥 잘 한 정도"로 밖에 안 보였다. "노인을~"에서 "안톤 시거"의 연기가 가장 두드러진 텍사스 한 복판에 있는 가게에서 가게 주인을 상대로 동전에 목숨을 걸게 만드는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안톤 시거"가 눈 앞에 있는 사람을 어떻게 처치할지 상상조차 안 가는 장면 하나하나마다 난 그저 그의 강렬한 행동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조커"는 너무 터무니없는 느낌이 앞섰다. 솔직히 "조커"는 블록버스터급 영화에 걸맞는 악당일 뿐, 현실성은 너무나 떨어지는 슈퍼악당이었다. 처음 영화의 시작 장면에서 조커의 계획된 범죄까지는 재미있었지만, 그 뒤에 그가 저지른 범죄는 엄청난 재산과 과학력으로 무장한 배트맨을 앞지르는 아니 거의 슈퍼맨 급의 테러뿐이었다. 그가 어떻게 그 많은 곳에 다른 사람 몰래 폭탄을 설치했는지는 아마 조커 자신도 설명 못했을 걸?

 그래도 올해 나온 영화 중에 그나마 블록버스터 치고는 볼만한 정도의 영화다. 요즘 워낙 영화들이 기대 이하인 게 많아서 본전치기 하는게 어디인가... 하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볼만한 영화가 없으면 다크나이트가 최고 평점을 유지하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영화가 조금만 난해해도 절대 보지 않는, 아니 잘 만든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 - 하긴 이걸 누가 구분할까 싶기는 하지만 - 를 구분하려 하지도 않고 그저 흥미 위주의 영화만 보는 우리나라 관객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조금만 눈을 돌려서 좋은 영화를 찾아본다면 잘 만든 영화가 많건만 왜 그런 영화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건지...

 근데 이걸 시너스 "이수 5관"에서 보았는데 정말 말로만 듣던 AT9시스템 아우 그냥 죽여. 샷건을 쏠 때 가슴이 울려보기는 처음. 특히 클럽 안에서 배트맨이 마피아를 잡는 장면에서 그 쿵쾅쿵쾅 울리는 클럽음악은 내가 마치 클럽 안에 있는 것 마냥 느껴지게 했다. 스펙타클한 영화를 볼 때는 "시너스 이수 5관" 강추다. 아이맥스는 가보지 않은 관계로 아이맥스보다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영화관 보다 사운드 시스템 하나는 확실히 좋다. 아. 그리고 의자도 굿. 친구 말로는 프랑스제 최고급 의자라는데 보통 영화관 의자는 조금만 앉아있어도 엉덩이가 아프면서 동시에 목이 아파오는데 여기는 의자 쿠션이 빠방한게 2시간반동안 의자가 날 안아주는 기분이었다.

 과연 다음 배트맨 시리즈의 악당은 누가 될 것인가... 아니. 크리스토퍼 놀란이 후속작을 만들까..? 만든다면 이 번에는 좀더 디테일한 스토리에 신경을 써주세요! 적어도 악당의 행동이 좀 더 납득이 가게! 하긴 악당의 행동이 납득이 간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인가????


 

멜로드라마

Posted 2007. 11. 11. 21:21

우선 평가는 Good
오늘 멜로드라마를 보고 왔다. 전체적으로는 연극 클로저랑 비슷한 느낌이지만 클로저보다는 조금 덜 탄탄한 느낌을 주는 작품었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무척 느슨하다거나 억지스럽거나 한 건 아니다. 다만 조금 어색한 느낌을 주는 장면이나 과도한 감정표현을 하는 장면이 있어서 내가 반사적으로 받아들이지 못 한 거 같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재미와 내용을 모두 적절히 담고 있어서 전체적인 평가는 우선 Goo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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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정 작,연출 작품
 장유정하면 누군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김종욱 찾기'와 '오 당신이 잠든 사이'를 연출한 사람이라고 하면 알 수 있지 않을까? '김종욱 찾기'는 예전부터 보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시기를 놓쳐버려서 좀 아쉬웠다. 그런데 이 분이 이 번에 멜로드라마를 연출한다고 하셔서 보고 싶다고 생각해오던 작품이다. 그리고 연극계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진 장영남분도 나온다고 해서 더더욱 보고 싶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늘 볼 때는 장영남이 나오지 않았다. 아마도 앵콜 연장 공연으로 들어가면서 아예 빠져버린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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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이 나올 줄 알았는데 조금 아쉽다.


사랑이 의무가 될 수 있을까?
 연극의 스토리는 조금 "뻔"하다. 결혼은 했지만 사랑이 없는 부부사이에 남매가 끼어들어서 누나는 남편을 남동생은 부인을 사랑한다. 그리고 이렇게 어긋나버린 사랑이 낳는 결과를 그리고 있다. 이는 드라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이렇게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스토리를 가지고 작가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여기에 대해 나는 연극이 끝날 때 즈음 부부관계가 완전히 틀어져버린 상황에서 남편이 부인에게 묻는 한 마디에서 답을 찾았다.
'사랑이 의무가 될 수 있는 걸까?'
 사실 이 얘기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누구도 쉽게 말하지 않는 얘기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사랑으로 시작하는 부부관계가 시간이 지나다 보면 어느새 그 사랑은 사라지고 그저 가족관계로 바뀌어버린다. 마치 피가 섞인 사이처럼 말이다. 서로가 너무나 익숙해지고 서로에게 처음 느꼈던 감정은 점점 사라진다. 원래 남녀는 사랑으로 사는 것인데 이 사랑이 없어지면 그 남녀는 헤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닐까?  하지만 이 사회는 그러한 결정을 쉽게 허락해주지 않는다. 그러면 그 순간부터 부부는 의무감으로 사는 것이다. 이러한 모순적인 구조를 남편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끼고서 질문을 던진 것이다.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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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왼쪽에 있는 분이 정말 연기를 잘 했다. 정신 지체아를 거의 완벽히 연기했음.


하지만 재미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작,연출가는 딱딱하게 풀어놓지 않는다. 요즘 연극은 재미가 없으면 즉, 웃기지 않으면 사람들이 지루해하게 되고 이는 흥행실패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연극에 유머는 필수요소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러한 세태가 왜곡되어버리면서 알맹이는 없고 유머로만 포장되어버린 작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작품을 보고 나면 정말 엄청나게 웃다 오는데 막상 작품이 끝나고 나면 그런데 내가 뭘 본거지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멜로드라마는 정말 재미있다. 끝나기 30분 전 스토리가 점점 심각해지기 시작하는 때 이후를 제외하면 거의 계속 웃는다. 특히 이러한 웃음을 이끌어내는 주인공은 바로 남편을 사랑하는 누나이다. 이 누나는 어렸을 때 사고를 당한 뒤 지능지수가 좀 모자란 상태로 살게된 인물이다. 그래서 하는 행동이 꾸밈없고 꼭 애들같아서 관객들이 계속 폭소를 터뜨리게 만든다. 그 밖에도 남편 역시 유머러스한 케릭터다. 목소리가 완전 최성국 닮았는데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다가 뭔가 진지한 상황에서는 최성국 목소리로 말해서 엄청 웃었다.ㅎㅎ 하지만 이렇게 웃다가 보면 자연스럽게 연극 내용에 빠져들게 되고 이렇게 관객이 작품과 하나가 됐을 때 이 연극의 주제가 등장한다. 이런 자연스러운 구도를 통해 관객은 주제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오랜만에 정말 내용과 웃음 모두가 잘 어우러진 작품을 본 거 같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점은 인물설정이 뭔가 극단적이라는 점이 잘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는 극적인 연출을 위해서 당연한 요소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큰 단점은 되지 않는다. 김종욱 찾기도 올해 말에 다시 한다는데 이 분이 다시 연출을 맡는다면 꼭 보고싶다.

괜찮아 울지마

Posted 2007. 10. 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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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본지 한 달 정도 되가는건데.. 갑자기 본 소감을 올리는건. 어제 갑자기 얘기가 나온 것도 있고. 또 뭐. 그냥. 이유없음.ㅎ

민병훈 감독의 두려움 3부작 중 하나다. 아마 3개 중 마지막 꺼지? 박찬욱의 복수 3부작 뭐 이런 식으로 이해하면 될 듯. 단 박찬욱 감독 영화에 비해서는 훨씬 흥행이 안 될 거 같은 영화지만 (사실 거의 흥행이 안 되었고.) 보고 나면 훨씬 내 가슴을 자극하는 영화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사실 민병훈 감독이 이 영화를 찍으러 우즈베키스탄까지 갔는데. 영화를 찍는 도중 제작자가 제작비를 끊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 찍다말고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가 다시 돌아가서 또 찍었다고 한다. 정말 우여곡절 끝에 찍은 영화. 그래서 감독이 자기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 "괜찮아 울지마" 라고 한다.

별 생각없이 보면 이 걸 찍으러 도대체 왜 우즈베키스탄까지 갔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보고 나도 "이게 뭐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도 첫번째 생각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민병훈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그의 의도가 이해됐다.

<괜찮아, 울지마>를 촬영한 호바마을은 내전지역이었습니다. 감독님의 작업 스타일과 태도를 이해하지만 각서까지 쓰고 가서 영화를 찍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망설이게 되지 않을까요?

여자친구에 비유를 하자면, 이 친구랑 결혼을 해야 되는데 엄마나 주변 사람들이 다 반대를 하는 거예요. “왜 반대하냐”고 물어보니까 “이 친구 고아잖아, 이 친구는 안 예쁘잖아, 이 친구는 우울하잖아” 충분히 반대할 수 있겠죠. 문제는 이 친구랑 결혼하는 게 나이지 세상 사람들이랑 결혼하는 게 아니잖아요. 내가 정말 좋으면 그 여건이 뭐가 중요하냐는 거죠. 그 마을이 내전지역이든 폭탄이 투하되는 지역이든. 호바마을 들어가거나 아슈트 마을 들어갔을 때 다 반대했어요.

<괜찮아, 울지마> 찍으러 갈 때는 한국에서 제작비를 안 대준다고 할 뿐만 아니라 ‘왜 들어가냐, 이거 정선에서 찍어라. 강원도 내용하고 똑같다. 제주도 그쪽에서 촬영하면 우리 나라 얘기랑 똑 같다. 이 거짓말쟁이 이야기? 임창정 캐스팅 해라’. 그럼 저도 편하죠. 기자시사회 때 사람들도 많이 올 거고. 여러모로 편하죠. 저도 소위 말하는 인정 받고 싶어하고 뜨고 싶어하는 마음이 왜 없겠어요. 근데 이게 어떻게 온전하게 작품을 대하는 태도냐 이거죠. 이건 얄팍한 민병훈의 악마적인 속성, 인간의 비열한 속성 밖에 안 되는 거죠. 제가 전념을 다해서 가는 것이 작품과 관객이 소통을 하는 온전한 태도가 아니겠느냐 이런 거죠.

또 난 영화를 보면서 계속 주인공이 거짓말한게 들통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에 조마조마했고, 마지막에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말문을 여는 모습을 보고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민병훈 감독이 이 영화를 찍고 왔을 때 정작 이 영화를 상영할 곳이 없어서 한 동안 상영을 못 했다고 한다.(이 영화를 찍은게 무려 6년 전이다!) 그러다가 다른 작품인 "포도나무를 베어라"가 좋은 평을 받게 되어서 이 영화도 나오게 됐다고 한다. 지금은 인기가 좋아져서 추가상영을 한다는 거 같던데. 정말 우리나라에도 이런 영화에 사람이 몰리는 그런 날이 오면 좋겠..지만. 오기는 힘들겠지?

타인의 삶 + 아빠가 필요해..

Posted 2007. 8. 15. 18:24
간만에 집에서 영화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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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필요해


"아빠가 필요해"는 예전부터 항상 보고 싶었는데 단편이라 그런지 쉽게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못 보고 있던 중 우연히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니 의외로 쉽게 볼 수 있었다.

아빠가 필요해 보러가기

깔금한 색채와 잘 어울리는 음악.

무엇보다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가슴 따듯해지는 느낌이 드는 좋은 영화였다.

짧지만 이상하게 마음 속에 작품이 가득 들어온 느낌.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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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



"타인의 삶"은 예전부터 봐야겠다고 생각만하고 못 보고 있었다.

끝나기 20분 전부터는 이상하게 눈물이 나오려했다.

특히 마지막 비즐러가 드라이만의 책 앞표지를 보는 장면에선 목이 매었다.

올바른 길. 아니. 가슴을 따르는  삶을 선택한 비즐러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문화 생활 Culture activity????kkk

Posted 2007. 6. 10. 15:08
 그러고 보면 요즘 문화생활을 너무 못 하고 있다. 물론 난 게임을 하는 것도 문화생활이라고 생각할만큼 문화생활의 범주를 크게 잡고 있는데도 말이다.

 생각해보니 "그 곳"에 "들어앉아 있으실 때"는 외박이나 휴가 나와서 거의 문화생활로 도배를 하고 가곤 했다. 한 번은 들어가는 날 세종문화회관에서 미스 사이공도 보고. 한 번은 들어가기 2시간 전에 인사동까지 가서 장 샤오강란 전시회를 보고 온 적도 있다. 왠지 들어가면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더더욱 하고 싶었던 거 같다. 실제로 안에 "들어 앉아 계실 때"는 신문을 보면서 "이 건 꼭 가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들어도 나가는 기간을 맞출 수 없어서 못 본게 한 두개가 아니다. 뭐 영화야 다운 받아서 어떻게든 보거나. 하는데. 다른 공연 같은 건 그럴 수가 없어서 너무나 안타까웠다.(대표적으로 펜타포트를 못 간게 제일 후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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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사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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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샤오강.









 



 생각보다는 별로였던 미스 사이공.                   그의 그림에는 뭔가 알 수 없는 흡입력이 있다.


 나와서 제일 많이 간 건 대전 시네마테크다. 청주에는 다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해주는 대중적인 영화밖에 없어서. 우리 엄마와 난 대전에 있는 시네마테크를 선택했다. 엄마는 이미 '말 같지도 않은 대중영화'를 '혐오'하고 있었던 상태고, 나도 그닥 대중영화는 끌리지 않았다. 뭐 그렇다고 이 건 뭐 수면제인지 영화인지 구별도 안 가는 예술영화를 보고 싶었다는 건 아니다. 그냥 보고 나면 생각할 것도 있고, 재미도 있는 그런 영화를 엄마랑 난 찾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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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에서 본 것중 가장 기억에 남는 천상의 소녀. 정말. 이 걸 보기 전에 아랍 쪽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상상조차 못 했다.



 또 대전에는 예술의 전당 및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이런 저런 공연 및 전시회도 많아서 참 좋았다.(대전 시립미술관에서 루오 전시회를 한 적도 있다!) 대전 근처에 있는 미술관에서 이탈리아 판화전을 한다길래 거길 찾아간 적도 있고, 부대가 서울이다 보니 그 덕택에 서울 인사동 쪽에 있는 갤러리 전시회도 몇 번 보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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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오 - 베로니카. 그의 그림은 과장되어 있어 오히려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진짜 다시 생각해보면 볼수록 지난 2년간은 나름 열심히 뭔가 즐기려 다녔는데. 요즘은 완전 "폐" 그 자체다. 하루 일과는 집 - 학교 - 집 을 못 벗어나고 있다. 그저께 집에 오다가 길을 건너려고 서울대입구역을 통해 가는데. 왠지 그 곳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니 왜 이러지? 하고 생각해보니. 2주동안 서울대입구역 근처에 가본 적이 없다 -_-... 아니 2주동안 정말 학교 - 집 생활을 계속 하고 있었다. 야 이거 너 잘났다 진짜 무슨 공부만 하냐 이런 거 같은데. 뭐 그렇지도 않다. 책상 앞에 앉아 있어도 공부를 하는 건 아니다라는 원리랄까.. -_-ㅋㅋ

 아 어쨌든. 이제 시험이 서서히 끝나간다. 모레면 시험 끝~ 금요일 과제가 하나 있긴 하건만. 뭐 그거야 가볍게 해주고~ㅎ 이제 방학이다. 나와서 첫 방학. 불태워 보는거야!!ㅎㅎ 자자 다들 시험 잘 보고 시험 끝나면 놀아요~~~~~~~~!!!!!!

앤디 워홀 팩토리전

Posted 2007. 4. 8. 01:39

 앤디워홀을 처음 알게 된 건. 그러니까. 부대에 있을 때다.
아마 상병 한 4호봉인가 5호봉인가 쯤인 거 같다. 문상현이 동초 나가면 대신 당번대기 하면서 책을 주로 읽은 기억이 있으니까 ㅎㅎ. 책 제목은 "앤디 워홀 손 안에 넣기"였다. 처음에는 민준(후임)이가 군수처장인가 보급과장인가 여튼 간부이름으로 빌려놓고 갖다주려고 하는 걸 표지가 너무 이뻐서

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

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

 내가 대신 반납하겠다고 하고 뺏어서 읽었다. ㅎㅎ 원래 팝아트같은 거 뭐. 잭슨 폴록이라던지 무슨 마릴린먼로 사진 같은거 대충 알고 있었는데. 이 책 읽으면서 얄팍한 지식이 그나마 좀 늘었다. 앤디 워홀의 작품은 그 자체로만으로 많은 가치가 있지만, 그 보다는 지금 미술계를 상업적으로 만든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더 의의가 있는 인물이다. 생긴 거 보면 별로 그랬을 거 같지는 않지만 ㅎㅎ
 
노란 깜작 가발

노란 깜작 가발


 오늘 같던 팩토리전은 뭐라고 해야될까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가 만든 이미지는 넘쳐나고 있고, 솔직히 매스컴이나 인터넷을 통해 수도 없이 봐온 것들이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놓은 성과를 보고 싶었다. 그런데 역시나 앤디 워홀 그림은 실제로 보나 인터넷으로 보나 감흥은 그다지 없었다. 난 개인적으로 그의 그림보다는 그가 이룬 업적에 더 관심이 있는 거 같다.
마릴린 먼로

마릴린 먼로

그가 만든 이미지들은 어떤 이미지를 4개 정도로 분할한 다음에 그 분할한 틀을 각각 다른 색으로 찍어내는 것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위 그림처럼 같은 모양 다양한 색의 그림이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그림은 그의 팩토리(그는 작업실을 팩토리라 불렀다.)에서 일꾼(!!)들에 의해서 대량생산된다. 예전같으면 상상도 못할 짓을 그는 선구적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의 작품을 무시하던 사람들도 거기에 의미가 부여되면서 그의 그림값은 점점 올라가게 되었고, 그의 죽음은 그의 작품가격을 천문학적으로 올려놓았다.  

캠벨 수프캔

캠벨 수프캔



 전시회에서 오히려 그림보다 재미있는 건 그가 한 셀카놀이였다. 여러 가발을 쓰고 여장을 하고 찍은 사진이 있는가 하면 주먹으로 맞는 사진을 찍기도 했다. 또 그가 만든 포스터들도 재미있었다. 오히려 그런 것들은 그다지 쉽게 볼 수 있는게 아니라서 더 흥미로웠던 거 같다. 참 그런데 벰벨 수프 캔은 진짜가 아니었다. 하긴 그 많은 걸 다 가져오는 건 힘들었을까. 아쉬웠어.

 전시회는 겨우 30여분만에 다 봤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언제 기회 되면 잭슨 폴록  것도 보고 싶은데 ㅎㅎ.
요즘 미술 필 받았나. 아 그림이 땡겨. 정말 난 미술평론가 이런 거 해보고 싶어. 근데. 영 능력이 안된다. ㅎㅎ. 좀 더 감성적으로 태어났으면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