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for '우리나라'

1 POSTS

  1. 2007.05.19 난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싶었어. 6
 5월 6일 우리와 정반대에 사는 프랑스인들은 대선 2차 결선 투표를 치뤘다. 한 쪽은 우파 여당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였고, 다른 한 쪽은 좌파 야당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후보였다. 오늘 아침 뉴스를 보는데 투표조사의 결과에 따라 사르코지가 53%, 루아얄이 47%의 득표를 한 것으로 집계된다고 했다. 6%차이로 사르코지가 승리한 것이다. 그리고 루아얄 후보도 자신의 패배를 인정한다고 했다.

 그런데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루아얄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보통 선거에서 지면 거의 초상집 분위기가 되는 우리나라 후보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왜 그녀는 그렇게 활짝 웃을 수 있었을까? 물론 6월에 있을 총선을 대비해 그러한 모습을 보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가 웃을 수 있었던 진정한 이유는 사르코지 후보를 적이 아닌 우리 즉, 같은 프랑스인이라고 인식하는데 있는 것이다. 비록 자신은 패배했지만 사르코지가 프랑스 국민을 하나로 통합해 프랑스를 이끄는 것이니 결국자신이 의도했던 프랑스 국민 단결의 의도는 성취됐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당의 특징이 그다지 뚜렷하게 차이가 나지 않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프랑스에는 극좌파부터 극우파까지 다양한 정당이 존재한다. 극좌파와 극우파가 사이가 좋지 않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들의 싸움은 프랑스 국민을 위한 싸움이지 자기네들의 이익 챙기기 싸움이 아니다. 각자 이념만 다를 뿐이지 프랑스를 위하는 정당이 되고자 하는 의지는 확고한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1년 반만에 사법 개혁안이 통과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학법은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 하고 있다. 열린 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 것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도대체 이 싸움은 누구를 위한 싸움인가? 국민을 위한 싸움이라고 각 정당들은 주장하지만 정작 국민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누가봐도 이 건 자기들의 패권싸움이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데도 불과하고 뻔뻔하게 국민을 거들먹거리는 그들의 행태는 정말 이제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예전부터 우리나라의 정치 수준이 왜 이렇게 떨어지는가에 대한 해답은 '아직 민주정치가 자리 잡은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프랑스는 1789년에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뒤, 국민에 의한 정치 체계가 자리 잡았고, 영국은 1714년 내각이 성립된 이후 그 체제가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 정권체계는 1945년에 광복된 이후 자리잡은 것이기 때문에 그 역사가 짧고, 그만큼 미성숙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정당이 서로에 대한 이익이 아닌 국민의 이익을 위해 논쟁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단 말인가? 그 차이를 바꾸기 위해서 200년이라는 역사가 필요하다는 것인가?

 지금까지 수도 없이 많이 거론되어왔던 얘기에 내 글 하나가 보태어진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런 글이 하나 둘 싸이다보면 국민들이 좀 더 각성하게 되고, 정치인들도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하는게 내 바람이다. 우리나라 정당도 하루라도 빨리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07/05/07 독서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