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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31 홍등 2

홍등

Posted 2008. 10. 31. 18:41


 요즘 DC에서 대륙 시리즈가 유행이다. 심지어 대륙의 기상을 논해야한다고 대륙 갤러리를 신청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주로 가는 곳은 스갤(스타크래프트 갤러리)인데 한참 스갤에 대륙의 시리즈라고 하면서 '대륙의 xxx.jpg'의 제목을 가진 사진을 올리는 거다. 물론 이건 중국을 비꼬는 얘기다. 중국 하는 꼬라지가 다 X같으니까 중국을 비판하면서 나온 일종의 중국의 희화화랄까. 여튼 중국은 뉴스에서도 까이고, 인터넷에서도 까이고, 까일만한 곳에서는 다 까인다. 예전에는 단순히 중국을 천하게 여기고 괄시했지만 이제는 대놓고 비판하고 있는 거다.

 근데 아무리 중국을 못 사는 나라다 천박한 나라다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도 가끔 중국의 문화를 보면 생각이 완전히 바뀐다. 그들의 문화는 확실히 전세계적으로 따져봤을 때도 그 역사와 전통이 다른 나라에 뒤쳐지지 않는다. 또 중국 자체가 원래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무엇을 하던지 간에 보는 사람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이 번 올림픽 개막식이 그랬다. 물론 후에 여러가지 비판여론도 올라오긴 했지만 올림픽 개막식은 중국이 잠재력을 보여준 하나의 계기가 된 것 같다. 이 개막식을 총 지휘한 사람은 다들 알겠지만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장예모다. 나도 예전부터 장예모의 붉은 수수밭같은 작품이 유명한 것은 알았지만 한 번도 그의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 특히 그는 마치 팀버튼과 조니뎁처럼 공리와 많은 작품을 함께 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홍등이다.

 '발레 홍등'은 이 '영화 홍등'을 발레버전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아무래도 대사가 모두 사라지고 모든 걸 몸으로만 표현해야하기 때문에 제약이 심했을텐데 그런 제약을 뛰어넘어 훌륭하게 표현을 해냈다. 정말 보는데 빠져든다. 사실 발레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공연이라 뭐 아는게 전혀 없어서 조금 걱정도 했는데 그런 걱정은 완전 기우였다. 그냥 배우들의 연기와 무대의 색감 무대의 배치 음악 등을 듣느라 정신이 없었다.

 원래 장예모는 빨간색을 참 잘 쓴다고 들었다. 보통 빨간색은 잘못 쓰면 참 촌스러운 색깔인데 장예모의 빨간색은 그렇지 않다. 하긴 그의 색은 붉은색이 좀 더 맞는 표현이겠다. 전체적으로 붉게 색채되어있는 무대는 중국을 그대로 느끼게 해줬고 무대의 스케일 역시 중국의 거대함을 상징하는 듯했다. 결론은 무대에 매료되어버렸다는 거. 음악도 중국 전통음악인지 타악기가 많이 들어간 오케스트라였는데 중국 영화에 종종 등장해서 익숙하지만서도 이상하게 신비한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무대에는 아시아의 향수가 느껴졌고, 아무래도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나라 문화 속에 살고 있는 나는 좀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음.. 사실 보기 전에 발레에 대해 막연히 어려울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던 건 사실인데 그건 다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대신에 하나 걱정이 생겼다면 앞으로 다른 발레 공연을 보게 되면 홍등이 계속 생각날 거고 분명 홍등과 계속 비교하면서 보게 될 거 라는거. 그리고 왠만해서는 홍등보다 잘 만들었다고 느끼기 힘들 거 같다.. 괜히 눈만 높아져서 온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