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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7 Ghost in the Sheet 리뷰

Ghost in the Sheet 리뷰

Posted 2008. 3. 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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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화면 안에서 꼭 볼 수 있는 한 가지 아이템 - "양동이"



 “Ghost in the Sheet". 한글로 번역하면 "망토 속의 유령"쯤 되겠다. 제목과 더불어 스크린 샷을 보면 이 게임의 분위기가 어두울 것이라고 생각될 것이다. 실제로 게임을 소개하는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이 게임이 ”제피“나 ”어둠 속에 나홀로“와 같은 공포 어드벤처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의외로 게임은 짙은 검은색이 아니다. 다소 우중충한 게임 속에 밝은 색을 띄는 유머를 더해줌으로써 회색 빛깔의 게임이 만들어졌다.

 "Ghost in the Sheet"의 주인공은 교통사고로 죽은 한 혼령이다. 주인공은 차사고로 죽은 뒤 저승세계의 보스를 만나게 되고, 보스는 주인공에게 한 공장지역에서 죽은 귀신들이 저승세계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그 지역을 조사해보라는 임무를 준다. 주인공은 보스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눌려 아무런 질문 하나 제대로 해보지 못 하고 공장지역 조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조사를 계속하면서 공장에 대한 진실을 서서히 밝혀내고 끝에는 나름 예상할 수 있는 반전이 일어난다.

 처음 필자가 게임을 보았을 때(플레이 해보기 전) 올3D 게임인 줄 알고 다소 흥분해 있었다. 필자는 게임성 못지않게 그래픽에도 열광하는 편이기 때문에 다소 거친 텍스쳐의 3D스크린샷에 낚여버렸다. 하지만 막상 플레이해보니 게임은 3D 게임이 아니었다. 게임은 “미스트”나 “아틀란티스”와 같이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되어있었고, 각 화면이 3D처럼 꾸며져 있는 방식이었다. 당연히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 같은 건 되지 않았다. 그래도 분위기가 나름 괜찮았기 때문에 실망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분위기를 한껏 살린 거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이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눈에 띈 것은 동영상 없이 일러스트로 이루어진 오프닝이었다. 이 오프닝이 참 신선한데, 하얀 스케치북에 연필로만 그린 것 같은 일러스트 들이 배경음악과 배우들의 목소리와 함께 어우러져 나름 독특한 연출을 보여주었다. 마치 “맥스페인”에서 중간 중간 나오는 삽화들과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훨씬 단조로우면서도 매력 있는 장면이었다. 오프닝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 상황을 설명할 때마다 이러한 일러스트들이 등장하는데, 사실 깊이 생각해보면 이러한 모든 장면을 3D 표현하거나 아니면 다른 영상으로 만들기는 힘들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을 썼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법이 필자에게는 오히려 더 참신하게 다가왔다.

 처음에도 말했지만 이 게임의 빛깔은 검은색과 흰색의 중간쯤인 회색이다. 다소 어둡고 무서울 수 있는 내용을 주인공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적절히 희석해서 표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무거운 분위기로 갔으면 했지만 이러한 구성도 나쁘진 않았다. 게임의 길이가 길지는 않기 때문에 무거운 분위기로 몰고 가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게임이 매우 긴데 어두운 분위기로 계속 갈 경우 게임을 하다가 지치는 수가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의 길이라는 것은 거의 대부분의 어드벤처가 그렇듯이 사용자가 하기에 따라서는 다소 길게 느껴질 수도 있다. 퍼즐의 난이도가 조금 어려운 편에 속하기 때문에 퍼즐이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공략 없이 깨기에는 시간이 조금 걸리기 때문이다. 물론 “미스트”류의 게임에 완벽히 적응한 유저라면 쉽게 깰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 불편했던 점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로는 대화중에 Space 등을 눌러서 멈출 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자막은 나오지만 가끔 해석이 안 되면 사전을 찾아가면서 하는 필자에게 대화중 잠시 멈춤 기능이 없다는 것은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포기하라는 말과도 같았다. 때문에 대화가 잘 이해되지 않아도 그냥 넘어가야 돼서 불편할 때가 많았다.

 두 번째로는 미묘하게 마우스 클릭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장면을 넘어가는 곳의 포인트가 애매해서 이 곳 저 곳을 마구 클릭해보지 않으면 화면 속에 숨겨져 있는 공간을 찾아내기 힘들었고, 어떤 곳에서는 마우스를 클릭할 수 있는 지점이 너무 좁아 불편했다.
 
 세 번째는 주인공의 행동방식과 관련이 있다. 주인공이 유령인 이상 아이템을 소지하지 못 하는 것은 그렇다고 치자. 그렇지만 게임 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일기장 같은 아이템은 나중에 필요하면 다시 볼 수 있게 만들어놨어야 한다고 본다. 맨 처음 읽게 되는 일기장은 게임 초중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나중에 일기장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다시 보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그 때 부분으로 로드를 해야 하거나 아니면 게임을 새로 시작해야한다. 예전에 보았던 내용은 다시 볼 수 있게 만들어놨으면 좀 더 편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다른 아이템은 다 못 가지고 다니면서 왜 나중에 피리는 가지고 다닐 수 있단 말이냐. 조금은 일관성 없는 게임 구성에 다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끝으로 이 건 개인적으로 불편했던 점이지만, 게임 내에 영어가 너무 많았다. 외국 게임이니까 당연하지 않느냐고 한다면 필자는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그 영어라는 게 대화나 일러스트와 함께 제공된다면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지루하지도 않지만 다짜고짜 20페이지짜리 일기장으로 제공된다면 질려버리기 마련이다. 나중에는 정말 영어속독을 스스로 체득해서 읽어버렸다(그리고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 -_-).

 이 게임의 장점과 단점을 열거했지만 단점은 게임 내 조작의 불편함이나 개인적인 불만감에 가까우므로 전체적인 게임은 잘 만들어졌다고 본다. 특히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이 훌륭하기 때문에 내용으로 먹고 사는 어드벤처로써는 적어도 좋은 어드벤처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은 갖춘 셈이다. 그리고 가격 대 성능비도 뛰어난 편이어서 어드벤처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플레이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