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울지마

Posted 2007. 10. 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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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본지 한 달 정도 되가는건데.. 갑자기 본 소감을 올리는건. 어제 갑자기 얘기가 나온 것도 있고. 또 뭐. 그냥. 이유없음.ㅎ

민병훈 감독의 두려움 3부작 중 하나다. 아마 3개 중 마지막 꺼지? 박찬욱의 복수 3부작 뭐 이런 식으로 이해하면 될 듯. 단 박찬욱 감독 영화에 비해서는 훨씬 흥행이 안 될 거 같은 영화지만 (사실 거의 흥행이 안 되었고.) 보고 나면 훨씬 내 가슴을 자극하는 영화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사실 민병훈 감독이 이 영화를 찍으러 우즈베키스탄까지 갔는데. 영화를 찍는 도중 제작자가 제작비를 끊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 찍다말고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가 다시 돌아가서 또 찍었다고 한다. 정말 우여곡절 끝에 찍은 영화. 그래서 감독이 자기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 "괜찮아 울지마" 라고 한다.

별 생각없이 보면 이 걸 찍으러 도대체 왜 우즈베키스탄까지 갔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보고 나도 "이게 뭐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도 첫번째 생각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민병훈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그의 의도가 이해됐다.

<괜찮아, 울지마>를 촬영한 호바마을은 내전지역이었습니다. 감독님의 작업 스타일과 태도를 이해하지만 각서까지 쓰고 가서 영화를 찍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망설이게 되지 않을까요?

여자친구에 비유를 하자면, 이 친구랑 결혼을 해야 되는데 엄마나 주변 사람들이 다 반대를 하는 거예요. “왜 반대하냐”고 물어보니까 “이 친구 고아잖아, 이 친구는 안 예쁘잖아, 이 친구는 우울하잖아” 충분히 반대할 수 있겠죠. 문제는 이 친구랑 결혼하는 게 나이지 세상 사람들이랑 결혼하는 게 아니잖아요. 내가 정말 좋으면 그 여건이 뭐가 중요하냐는 거죠. 그 마을이 내전지역이든 폭탄이 투하되는 지역이든. 호바마을 들어가거나 아슈트 마을 들어갔을 때 다 반대했어요.

<괜찮아, 울지마> 찍으러 갈 때는 한국에서 제작비를 안 대준다고 할 뿐만 아니라 ‘왜 들어가냐, 이거 정선에서 찍어라. 강원도 내용하고 똑같다. 제주도 그쪽에서 촬영하면 우리 나라 얘기랑 똑 같다. 이 거짓말쟁이 이야기? 임창정 캐스팅 해라’. 그럼 저도 편하죠. 기자시사회 때 사람들도 많이 올 거고. 여러모로 편하죠. 저도 소위 말하는 인정 받고 싶어하고 뜨고 싶어하는 마음이 왜 없겠어요. 근데 이게 어떻게 온전하게 작품을 대하는 태도냐 이거죠. 이건 얄팍한 민병훈의 악마적인 속성, 인간의 비열한 속성 밖에 안 되는 거죠. 제가 전념을 다해서 가는 것이 작품과 관객이 소통을 하는 온전한 태도가 아니겠느냐 이런 거죠.

또 난 영화를 보면서 계속 주인공이 거짓말한게 들통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에 조마조마했고, 마지막에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말문을 여는 모습을 보고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민병훈 감독이 이 영화를 찍고 왔을 때 정작 이 영화를 상영할 곳이 없어서 한 동안 상영을 못 했다고 한다.(이 영화를 찍은게 무려 6년 전이다!) 그러다가 다른 작품인 "포도나무를 베어라"가 좋은 평을 받게 되어서 이 영화도 나오게 됐다고 한다. 지금은 인기가 좋아져서 추가상영을 한다는 거 같던데. 정말 우리나라에도 이런 영화에 사람이 몰리는 그런 날이 오면 좋겠..지만. 오기는 힘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