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2] 자살예찬론(v 1.00)

Posted 2007. 4. 23. 22:19
 자살!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단어다. "자살"하면 어딘가 신천지가 펼쳐질 것 같지 않은가? "자살"과 함께 새로운 세상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그 것이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백지이지만 "흰 색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고" 칠흑 속이지만 "검은 색이라는 것은 애시당초 없는" 공간일지라도 말이다.


 "자살" 속에는 황홀한 향기가 베어있다. "자살"은 그 향기를 감추지 못하고 끊임없이 우리의 코를 자극한다. 그리고 어느새 그 향기에 무감각해져 우리는 어느새 "자살"을 잊고 지내는 것이다.
 하지만 "자살"은 우리 마음의 고향이다. "까짓 거 죽으면 그만이지"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자살"이 우리에게는 언제나 열려있는 자유로운 공간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혹자는 "자살"을 하느님의 섭리상 절대 안 되는 것이고, "자살"은 삶의 막다른 골목에 몰린 자가 선택하는 마지막 보루라고도 얘기한다. 하지만 그 건 "자살"의 매력을 잘 모르는 자가 하는 말이다. 자살의 매력에 빠져들면 더 이상 자살은 인생 최후의 보루가 아니다. 자살과 함께 펼쳐지는 세상은 언제나 두 손을 벌리고 나를 반겨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건 나의 자유로운 선택이지 누군가의 강요나 인생에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있는 자가 억지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다.


 나는 격양된 마음으로 어제도 꿈꾸었고 오늘도 꿈꾸고 내일도 꿈 꿀 것이다. 그 새로운 세계를 향하여...